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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이하 여자월드컵 한국 우승일본에 승부차기로 역전승...여민지 3관왕
박석철 기자 | 승인2010.09.26 15:23
  
전반전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골(2-2)을 터뜨린 김아름(오른쪽)의 사진이 실린 국제축구연맹 누리집(FIFA.com) 첫 화면
ⓒ 국제축구연맹
 

<오마이뉴스=심재철 기자> 오른쪽 수비수로 성실하게 뛰던 장슬기가 결국 승부를 끝냈다! 한국은 필드 플레이를 전개하는 도중에 골대 불운을 두 번이나 겪었지만 일본은 결국 승부차기 마지막 순간에 골대 불운을 겪고 말았다.

최덕주 감독이 이끌고 있는 17세이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26일 오전 7시부터 트리니타드&토바고 포트 오브 스페인에 있는 해슬리 크로포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IFA(국제축구연맹) 17세이하 여자월드컵 결승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3-3(승부차기 5-4)으로 감격적인 우승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위력적인 중거리슛 대결

양쪽 문지기들이 무척이나 고생한 결승전이었다. 2010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의 위력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이 마지막 대결은 첫 골부터 멋진 중거리슛 선물로 시작되었다. 한국 미드필더 이정은은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시각(6분)이 되자 김나리의 밀어주기를 받아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일본의 골문을 갈랐다. 문지기들이 가장 막기 어렵다는 톱 코너가 어느 곳인가를 잘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사실, 두 문지기 중 더 고생한 사람은 한국의 김민아였다. 긴장하지 않았으면 내주지 않아도 될 골들이었기 때문이다. 11분에 나오모토의 왼발 중거리슛이 가운데로 날아오다가 왼쪽으로 살짝 휘어가기는 했지만 잡아내기 힘들 정도의 공은 아니었다. 결국 김민아는 그 공을 잡다가 놓쳐 첫번째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그로부터 6분 뒤 일본 미드필더 다나카 요코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반원 밖에서 날아들어왔다. 이 상황에서도 김민아는 방향을 잘 잡았지만 골문 바로 앞에서 낮게 튀는 것을 예측하지 못해서 역전골을 내줬다.

이렇게 경기가 1-2로 뒤집힌 상태에서 전반전이 끝나는 줄 알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감동의 드라마를 작정하고 나온 듯 추가 시간에 멋진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골문으로부터 37미터쯤 되는 먼 곳이었지만 여민지가 얻어낸 프리킥을 주장 김아름이 오른발등으로 강하게 차올려 일본 골문을 흔들어댔다.

승부차기도 역전 드라마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25일(현지시간) 트리니다드토바고 수도 포트오브 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17 여자축구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일본을 5-4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 뉴시스

2-2로 전반전을 마친 양 팀은 후반전에도 한 골씩 주고받으며 진정한 맞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먼저 달아난 것은 일본이었다. 여민지와 득점왕 경쟁을 끝까지 펼친 일본의 왼쪽 미드필더 요코야마는 특유의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끝줄까지 파고들어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우리 문지기 김민아가 끊는다는 것이 손에 맞고 공이 흘렀고 이를 뒤에서 달려들던 가토가 미끄러지며 오른발 끝으로 밀어넣은 것. 다시 한 골 차로 끌려가던 우리 소녀들에게 희망을 준 것은 거짓말같은 동점골 장면이었다.

77분에 김나리 대신 들어간 가운데 미드필더 이소담은 2분 뒤 자신의 첫번째 볼 터치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킨 것이었다. 일본 벌칙구역 안으로부터 흘러나오며 높게 튀어오르는 공이었지만 감각적인 오른발 받아차기가 제대로 걸렸다. 일본 팀의 주장이자 문지기 히라오가 몸을 내던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처럼 한국의 세 골은 어느 것 하나 모자람 없는 작품 그 자체였다. 그리고 골대 불운이 양 팀 선수들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먼저 분루를 삼킨 것은 우리 선수들이었다. 전반전에 김아름의 먼 프리킥이 일본 크로스바를 때렸고, 후반전에도 가로채기에 이은 장슬기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크로스바와 일본 문지기 히라오의 뒤통수를 차례로 때리며 흘러나갔다.

그런데 골대 불운에 정말로 눈물을 흘린 것은 일본 선수들이었다. 3-3으로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벌어진 승부차기에서 팀의 여섯번째 키커로 나온 일본의 무라마쓰의 오른발 슛은 야속하게도 크로스바를 때리고 떠올랐다. 그리고 후반전에 골대 불운을 겪었던 장슬기는 한국의 마지막 키커로 나와서 담대하게도 오른발 강슛을 높게 꽂아넣고 두 팔을 벌려 동료들의 감격적인 축하를 받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트로피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여민지, 트리플 크라운!

 

  
한국 여자 U-17 축구대표팀이 26일 오전(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포트 오브 스페인에서 열린 FIFA 여자 U-17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정상에 올랐다.(사진=SBS TV 캡쳐)
ⓒ 뉴시스

비록 결승전에서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한국의 간판 골잡이 여민지는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한꺼번에 이뤘다. 결승전까지 모두 여섯 경기를 치르는 527분 동안 8득점(페널티킥 1골 포함) 3도움을 기록으로 남기며 대회 최우수선수(골든 볼), 득점왕(골든 부트) 트로피까지 들어올린 것. 더욱 감격적인 우승 트로피까지 포함하여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이 된 것이었다.

그녀는 결승전에 유독 몸이 무거워보였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김다혜가 들어가면서 여민지는 일본 수비수들의 집중 마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지만 드리블과 슛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의 발 끝에 공이 붙으면 일본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은 앞다투어 달려들어 막아내느라 바빴다. 이 때문에 여민지는 어느 경기보다 많이 넘어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먼 거리였지만 중거리슛을 두 차례 시도했고 VIP석의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른발로 휘어차는 직접 프리킥 실력도 자랑했다.

부담스러운 승부차기에서도 여민지는 귀중한 역할을 해냈다. 우리 팀 첫번째 키커의 슛이 일본 문지기 히라오의 왼손에 막혀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두번째 키커로 나와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왼쪽 구석에 차 넣은 것이었다.

이처럼 여민지는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의 지소연 언니(FIFA 20세이하 여자월드컵 3위, 실버 볼, 실버 부트)가 못 이룬 꿈을 한꺼번에 이룬 셈이었다. 양 손으로 들고 있기에 어려울 정도로 무거워보였지만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빛나는 트로피들이었다.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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