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격렬한 파업으로 조합원 40여명이 구속되기까지 한 플랜트노조는 올해 5월 2일부터 최근까지 6차례 사측에 교섭요구서를 보냈으나 회사 측은 조합원 존재유무를 이유로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여기다 며칠 전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울산플랜트노조가 교섭대상이 아니다'는 회신을 보낸 온 터라 교섭 성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같이 플랜트노조와 사측 간 조합원 명단과 유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이 업의 특수한 노동 방식 때문이다. "사측도 종업원 명단 노조에 공개하라" 플랜트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측인)전문건설업체들이 30년 동안 플랜트노동자들을 고용했고, 앞으로도 고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조합원 유무와 관계없이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의 교섭 불응 이유가 조합원 유무라는 것은 사실상 교섭을 고의지연하고 해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불이익을 감수하고 업체를 교섭에 불러내기 위해 노동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명단을 울산노동지청에 오늘(30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조합원 명단을 제출했으나 사측이 명단을 이용해 조합원을 해고하거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건설플랜트 노동은 속칭 '샷다운'이라고 불리는 단기간 집중 노동을 말한다. SK, S-OIL 등 석유화학 공장은 일년에 한번 또는 정기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채 기름탱크 청소, 용접, 보강 등 정비작업을 해야만 하며 단기간에 공사를 끝내야 한다. 플랜트 노동자들은 이 기간 밤샘 작업 등으로 공사에 투입되고 공사가 끝나면 일터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상시 노동자 지위를 두고 양측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노동부가 회사 측이 채용하고 있는 종업원 명단을 공개토록 해야 공정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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