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일부 인쇄 업자들이 5.31 지방선거 인쇄물의 가격을 올리기로 담합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인쇄 업자들이 5.31 지방선거 홍보 인쇄물 가격을 담합해 인사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박석철

선거 홍보물은 컬러 고급인쇄를 요하는 작업이며, 현재 울산지역 200여개 인쇄 업체 중 이 같은 컬러 인쇄기(옵셋 인쇄기)를 갖춘 곳은 10여군데 뿐으로 이들 업체가 선거물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다.

울산경남인쇄조합 울산지부 회원 중 컬러 인쇄기를 갖춘 10여명은 지난 5일 지역의 한 음식점에 모여 인쇄단가와 제본(인쇄물을 실이나 철사로 철하여 책을 만듦)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날 인쇄업자들은 현재 4도 컬러 옵셋 1페이지 기준 6000원 정도인 인쇄 단가를 광역단체장은 6000원, 기초단체장은 8000원, 기초 및 광역의원은 1만원으로 평소보다 높게 조정해 받기로 했다.

또 제본은 평상시 개당 가격 25∼30원에서 45원으로 인상할 것을 결정했다. 제본의 경우 한 명의 후보가 1만 본 정도의 홍보물을 만든다고 가정할 때 후보 당 20만원 정도 제본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며 인쇄단가 인상폭을 합하면 전체 인쇄 금액은 상당히 올라간다.

중선거구제 전환 등 개정선거법의 영향으로 현재 울산지역에서는 과거 지방선거보다 월등히 많은 300여명의 후보들이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예비후보 등록자들은 명함, 예비후보 홍보물 등을 제작하는 등 인쇄업계는 벌써부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번 선거부터 유효투표수의 15% 이상을 득표하는 후보에게 선관위에서 인쇄비 등을 보전해 주는 것을 감안하면 인쇄업자들의 가격 인상 담합으로 국민의 혈세가 새 나갈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울산경남인쇄조합 울산지부 양종태 차기 지부장은 "이번에 모여 인상을 결정한 것은 금액이 많지 않아 담합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인쇄업체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선거철임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인상은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인쇄업체가 값싼 타도시 업체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 하다"며 "선거물의 경우 양에 따라 시간소요가 틀리므로 가격이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울산지역 인쇄업체의 가격 조정에 대해 "자율 경쟁을 무시하고 조합 주관 하에 업자들끼리 모여 가격 인상을 결정한 자체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며, 조사 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