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4월 4일과 5일 울산 병영에서 펼쳐진 독립만세운동 때, 만세를 부르던 이 지역 주민들이 총탄을 발사하는 일본군 수비대에 너도나도 가슴을 내밀며 "나도 쏴라"고 외치는 등 목숨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일본군 수비대의 총탄에 숨진 주사문 열사의 손자와 생존자, 울산병영삼일사봉제회는 "기미년 4월 4일에 이어 5일에도 만세운동이 있자 울산지역 곳곳에 있던 대부분의 순사와 군 수비대가 병영으로 집결, 시위대에 총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주민 한 사람이 총탄에 맞자 함께 있던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슴을 열어젖히며 "나도 쏴라"고 외쳤고 이후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4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으며 22명은 투옥됐었다.

숨진 열사들의 시신은 인근 황방산에 주민들에 의해 가매장 됐으나 아직까지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 병영에 많은 순사가 집결하고 희생자가 많았던 것은 당시 울산 전 지역에서 함께 독립만세운동을 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병영지역에서만 만세운동이 실현됐기 때문. 인근 지방인 남창과 언양에서도 비슷한 시기 만세운동이 있었다.

울산병영삼일사봉제회 최순곤 이사는 "우리나라 3대 개항중 하나인 염포항을 통해 노략질을 일삼던 왜군을 무장봉기로 무찌르던 울산 병영 주민들의 호국정신이 기미년 독립만세운동 때 그대로 전승된 것"이라며 "독립군 총사령이던 박상진 의사, 국어로 민족혼을 깨쳐주던 외솔 최현배 선생이 모두 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도 이런 정신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울산보훈지청 만세 재현 적극 권장

이 지역 주민들로 구성돼 울산병영독립만세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울산병영삼일사봉제회는 28일 '울산병영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 추진위' 발대식을 가진 데 이어 29일에는 울산보훈지청 주관으로 봉제회 및 병영지역민들과 감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울산보훈지청은 병영독립만세운동의 민족얼 계승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2007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병영독립만세운동 기념탑 건립이 기념공원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제회 이재득 회장은 "(가칭)만세공원은 기념탑을 포함해 1만여평 규모로 지어져 울산은 물론 전국에 널리 개방, 정신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봉제회 관계자들은 "지난 2000년, 울산보훈지청이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매년 열어 후손들에게 교훈으로 심어주자'고 적극 권유해 이후 만세운동 제현행사가 7회째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정우 울산보훈지청장은 이날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선조들의 독립만세운동 계승을 위해 보훈지청이 적극 협력하겠다"며 "학술회의, 만세운동 관련 용어로 도로명 지정 등 기념사업을 봉제회와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 지청장은 또 "현재 독립투사 유가족의 경우 장손 1명에게만 연금이 지급되고 있어 안타까운 점이 있다"며 "하지만 병영독립만세운동 기념탑 건립에 국고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국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병영에서는 4월 5일 황방산에서 위령제가 열리는 것을 비롯해 6일에는 열사들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울산삼일사에서 고유제가 열리고, 병영초등학교~병영사거리에서는 당시 복장으로 행진하며 만세운동을 하는 재현행사가 함께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