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준결승전인 한-일전을 응원하며 월드컵 4강신화의 기쁨을 맛보려던 울산 시민들이 "상업주의에 이용당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지역처럼 울산에서도 월드컵 경기가 열린 문수구장에서 대형전광판을 보며 응원전을 펼친다는 소식을 듣고 쌀쌀한 날씨에도 이른 오전 문수구장을 찾은 5000여 시민이 막상 문수구장에는 들어가지조차 못한 것.

문수구장을 홈구장으로 하는 프로축구 울산현대 구단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K리그 울산-성남전 유료 입장권을 구입한 시민들에게만 입장을 허용했다. 서울 광화문 앞 등 전국 대도시에서와 같이 울산문수구장에서도 길거리 응원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응원 입장이 당연히 무료인 줄 알고 구장을 찾았지만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모인 많은 시민은 '울산현대 구단이 입장권을 팔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응원 열기를 활용하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이날 야구 응원은 문수구장 외곽인 울산체육공원 호반광장에서 가까스로 이뤄졌다.

한편 울산현대 구단측은 이같은 일이 잘못된 언론보도 때문이라며 억울하다는 태도다. 울산현대 구단 임기우 홈보팀장은 20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초 보도자료를 낼 때 19일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경기를 일찍 보러 오시는 관람객에게 야구중계를 묶어서 서비스한다고 홍보했는데 언론이 야구 응원만 하는 것 같이 보도했다"며 "구단이 오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또 "야구 응원만 오시는 분들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시설관리공단에 협조를 구해 인근 호반광장에서 야구응원을 하도록 했다"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울산시와의 협조관계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문수구장 소유자측인 울산시 체육부서 담당자는 "울산현대 구단의 경우 이날 무료 개방을 하고 싶었지만 다른 프로축구 경기장과의 형편성을 고려해 유료 입장시킨 것으로 안다"며 "차후 이같은 유사 사례 때는 구단측과 협의해 시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