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과 안효대 인수위원장이 24일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차려진 인수위원회 회의실에서 시민안전실, 소방본부, 자치경찰위원회 관계자들에게 현안 업무보고를 받고 정책 제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6.1 지방선거 결과 울산광역시에서는 4년 전 게세게 몰아쳤던 민주당 돌풍이 사라졌다. 반면 회귀한 보수 우위 분위기에 힘입어 결국 선거는 국민의 힘 압승으로 귀결됐다.

새로운 '울산호'를 이끌 선장은 지방의회 3선, 남구청장 8년을 역임하고 이후 수 차례 선거에 나섰던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당선자. 김 당선자는 지난 27일 첫 인사를 단행하고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안효대 전 국회의원을, 비서실장에 김창민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각각 내정했다.

두 내정자는 김 당선자가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 공천을 받기전 일찌감치 김두겸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이같은 인사와 관련해 김두겸 당선자측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각계의 의견을 듣고 향후 김두겸 울산호의 시정 방향을 짚어봤다.


김두겸 시정은? "거대 담론보다는 현실에 맞는 경제와 일자리"

"경제와 일자리를 최우선 하겠다는 김두겸 당선자의 의지가 담겼다." 울산시장 인수위원회측 인사는 이번 인사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안효대 전 국회의원의 경제부시장 낙점 의미에 대해 "위축된 경제를 살리는데 기여할 만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안효대 경제부시장 내정자는 울산의 주력기업인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특히 그는 당시 현대중공업 대주주였던 정몽준 울산 동구 국회의원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정 전 의원의 신임을 받았다.

이같은 신임은 정 전 의원 지역구인 울산 동구에서 제18대와 19대 국회의원으로 이어졌다. 재선 기간 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토해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예산특별위원회 위원을 두루 거치며 활동했다. 이력을 감안해 경제부시장에 내정했다는 설명이다.
 
김두겸 당선인은 "안효대 내정자가 대기업에서 근무한 실무경험이 있고, 특히 국회의원으로써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전·현직 국회의원은 물론 경제계·학계와도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어 중앙부처와 국회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자는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통털어 가장 먼저인 지난 해 6월 15일 일찌김차 울산광역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지금 울산의 가장 큰 위기는 일자리 부족이며 울산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일자리 부족과 연동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울산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자신 있는 '행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했다. 

따라서 이번 경제부시장 인선은 자신의 장점인 행정 경험에, 국회의원 재선의 정치력과 대기업 간부 출신이라는 보완점을 접목했다는 평이 있다.

특히 김 당선자가 출마 당시 "시장이 되면 울산 3대 주력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키고, (인근도시)부산·양산·경주에 흩어져 있는 협력업체들이 울산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그린벨트를 이용해 공장용지를 무한으로 제공, 일자리를 만드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점으로 미뤄 안효대 경제부시장 네정자가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조선업 부활에 힘을 쏟을지도 관심사다.

특히 김 당선자가 "부유식해상풍력 등 거대한 담론보다는 시민들의 실생활을 바꿀 수 있는 일부터 우선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어 안효대 경제부시장 내정자의 주력산업에 대한 역할이 주목된다.

여기다 시장 비서실장으로 안효대 전 의원 사무국장을 역임한 김창민 인수위원을 내정하면서 더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김창민 인수위원은 지난 1년 간 김두겸 당선자의 공약개발과 선거전략을 담당하면서 김두겸호 향후 정책에 가장 가까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김두겸 당선자와 인수위측의 의중을 종합하면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회복, 그리고 이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쪽으로 맞춰진다. 

이같은 김두겸 울산호의 향후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 울산시당측에서는 "현실적인 행보다. 먹고 사는 문제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에 찬성과 함께 적극 지지를 보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측은 국민의힘측의 긍정적 입장과 달리 신중하고도 우려가 담긴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들은 "4년 전 민주당 송철호 시장이 당선된 후 전문가를 기용한다는 의지에 따라 교수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한 바 있다"며 "그런 인사에도 불구하고 '자기사람 심기'라고 욕을 먹었다. 이 반면 지금 김두겸 당선자의 인사를 보면 선거 캠프 보은인사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부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민주당 울산시 정부가 전문가그룹인 교수 출신 인사를 기용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아픈 지적을 받았다"며 "이에 비춰 이번 국민의 힘 김두겸 당선자 인선은 오히려 반면교사 삼을 여지가 있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