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건설된 신고리 3·4호기 모습 ⓒ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이 지구온난화에 따라 울산의 신고리핵발전소 3·4호기의 냉각기능을 담당하는 '최종열제거원 최고설계온도'를 높이겠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원자력 이용시설 운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추진하는 해수설계온도 상향은 3.3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안위는 이같은 핵발전소 설계온도 상향 추진을 위해 최근 운영변경허가 안건을 세 번에 걸쳐 심의했으나 의결하지 않았고, 네번째 재상정하여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두고 60여개 단체로 구성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상임공동대표 박준석·이현숙·임영상)이 16일 입장을 발표하고 원안위가 온동 상향 허가 변경에 앞서 "모든 핵발전소의 안전여유도를 조사하고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한수원과 해양수산부 등은 온배수 증가로 인한 환경영향평가 실시하고, 한수원은 어민 피해를 다시 조사하고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이처럼 최고설계온도 상향에 반대하는 것은, 기기냉각수 열교환기의 용량을 키우지 않고 설정치만 변경하려고 하기 때문으로 이를 "안전성 확보를 담보로 하지 않고 설계변경 비용을 절약하려는 것"으로 봤다.

즉, "최종열제거원 안전성을 확보 못 하면 발전소 1차 계통을 냉각시키지 못하는 비상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최종열제거원 설계온도 상향으로 인한 안전여유도 감소는 핵발전소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한 해양생태 영향의 문제도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한수원이 이번에 상향 조정하자는 해수설계온도 상향은 자그마치 3.3도에 이른다"면서 "이에 대해 두번 재 심의 원안위 회의에서 원안위원들은 '안전여유도에 상당히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번 운영변경허가 변경에 대해 "설계온도 변경을 위해 펌프와 배관 등 기기냉각수해수계통과 기기냉각수계통 관련 설계해수온도를 재평가를 했고, 해수온도 상향을 고려한 설계기준사고 시 열 제거기능이 성능 이내이므로 설계온도를 변경해도 적합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핵발전소 냉각기능을 담당하는 열교환기(CCW) 성능 기준은 7.0(계통과 기기 설계온도 37.8℃)"라면서 "즉 열 제거성능이 이를 초과하면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번째 심의 회의에서 이병령 원안위원은 '기존의 온도제한치 31.6도일 때 열 제거성능은 3.97(안전여유도는 3.03)인데 이것을 34.9도로 상향하면 열 제거성능이 6.67(안전여유도는 0.33)이 되며, 이는 안전여유도가 엄청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한수원과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가 '안전여유도 최대치를 벗어나지 않으니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안전여유도를 정성적 평가로 하지 말고 정확하게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다시 제출하라고 이병령 원안위원은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진상현 위원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 2017년부터 이렇게 (해수온도 상향을) 진행해 왔는데,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그냥 서면으로 허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할 시 온배수 사용량이 증가하면 이것이 바다 생태에 끼치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한수원과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모두 운영변경허가안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따라서 "원안위가 신고리 3·4호기를 포함해 그동안 서류로만 해수온도 상향을 심사한 모든 핵발전소에 대해 안전성을 다시 검증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한수원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온배수 증가 가능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모든 핵발전소에 대해 실시하라"며 "또한, 한수원은 해양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커져 어업에 영향을 준다면 어민들에 대한 피해보상 등을 다시 진행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