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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깨비 설화의 원천은 대장장이 석탈해"울산학연구센터, '한반도 철기시대 살찌운 2천년 통조림' 펴내
박석철 | 승인2021.01.20 16:19

울산 북구 달천동 산 20-1번지 일원 달천철장(달천광산)은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대표적 철광석 원산지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 울산광역시의 기념물 제40호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채굴한 광석에 불을 가해 철을 추출하는 쇠부리터의 흔적이 인근에 아직도 남아 있고 그중 '대안동쇠부리터'는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북구에서는 매년 쇠부리축제를 열어 선조의 얼과 철생산 문화를 기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달천광산이 폐광된 후 그 주변은 현재 대단지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철을 채굴하던 광산은 흙으로 덮인 상태다. 최근, 울산시 산하 울산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가 지난 2천년 동안 운영된 이 달천광산의 실체를 분석해 새로운 학설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이름은 <한반도 철기시대 살찌운 2천년 통조림>. 이 센터 김한태 전문위원이 집필했다.

특히 보고서에서는 달천광산을 처음 개척한 인물로 신라의 제4대 왕 석탈해임을 강조하면서 "석탈해는 대장장이이며 한국 도깨비 설화의 원천이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어 주목된다.

울산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가 달천광산의 실체를 분석한 <한반도 철기시대 살찌운 2천년 통조림>을 펴냈다. ⓒ 울산학연구센터

석탈해의 '도깨비 설화 원천' 주장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 문헌에서 시작된다. 고려사에는 신라의 '동경 두두리'(東京 豆豆里)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신라의 수도 경주를 '동경'이라고 했던 역사적 사실을 기초해 '철을 두드려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대장장이가 두두리, 즉 도깨비의 원조가 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내에서 일부 학자들이 이같은 도깨비설화를 연구한 학설이 있다. 김한태 위원은 이 학설을 검토한 결과 "우리나라 도깨비의 효시는 신라의 동경 두두리"라는 주장을 책에 강조하게 됐다.

2천년 운영된 울산 북구 달천광산의 실체는?
     
기존 달천광산에 관한 여러 학설을 넘어 이 보고서는 '달천광산이 우리나라 철기시대를 개척할 수 있었던 유일무이한 지질 특이성을 갖췄다'는 점과 '구리를 산출해 신라의 종과 불상 원료를 공급했고, 비소가 함유돼 고대제철 발상지 판정의 시금석이 됐다'는 점을 분석을 통해 새롭게 제시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석탈해가 활약한 달천제철은 한국 도깨비 설화의 원조다"라는 주장은 주목 받을 부분이며, 이 책은 또한 달천광산 원지형을 복원하고 지하갱도의 구조 및 채광과정 등을 분석했다.

달천광산이 형성된 지질 기원에 대해 김 위원은 "경북 울진군의 땅이 120km 이동해 왔다"는 학설과 "지각 심층부에서 솟구쳤다"는 2개의 학설을 소개하고 "어느 것이 정설이든 결론은 한반도에서 유일한 토철을 산출하게 된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또 "달천광산은 지표면에 드러난 토철 뿐 아니라 지하 650m까지 뻗친 철광맥 덕택에 삼한시대부터 1993년까지 2천년간 철광석을 캔 세계적으로 드문 '문화통조림'이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울산 북구 달천광산에서는 철광석 뿐 아니라 동광석과 텅스텐을 캤고, 이중 동광석은 청동기시대 구리를 제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신라시대 황룡사 장육상의 소재 공급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역사적으로 확인된 것은 경주 황성동유적에서 출토된 철기의 비소(As)함량이 울산 북구 달천광산의 철광석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김한태 위원은 "달천광산 철광석에서 검출되는 비소는 고대제철 발상지라는 문화특허권을 가릴 시금석"이라면서 "문화재청과 학계의 진솔한 검토와 판정을 촉구했다. 현재 학계에서는 고대제철 발상지를 두고 진한(辰韓) 신라권과 변한(弁韓) 가야권으로 대립해 있다.

달천광산 최후의 광산인이었던 윤석원씨가 작성한 달천광산 지하 225m까지의 채광계획도. 지하광체를 채굴하는 기본 계획도다. 오른쪽 상부 지상에는 150마력 권양기와 광석 저장소가 있다. 오른쪽 그림은 중단채굴법(Sub Level Stoping)의 설명도이다. 노란색 채굴장은 ?110m까지 채굴한 곳이고 ?225m의 노란색 부분은 채굴했고 붉은 색은 아직 채굴하지 않은 철광석이다. <울산박물관 소장>

한편 <한반도 철기시대 살찌운 2천년 통조림>은 달천광산이 2003년 폐광할 때까지 근이곳에서 무한 윤석원씨가 울산박물관에 기탁한 200여점의 광산자료와 윤씨의 경험을 토대로 지하갱도의 얼개와 잊혀진 광체의 존재도 소개했다.

집필자는 "무려 2천년 간 운영된 광산은 국가유산을 넘어 세계유산에 해당될 텐데, 제대로 된 기념없이 매몰됐다"면서 "고대의 신소재 개척을 탐색한 이 책을 통해 달천광산의 가치와 울산의 창조 DNA를 음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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