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의 큰돌고래 장꽃분이 낳은 새끼 돌고래 고장수 ⓒ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울산 남구청 산하 남구도시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지난 7월 22일 18살 큰돌고래 수컷 고아롱이 폐사했다. (관련기사 : 벨루가 폐사에 이어 또... '돌고래의 무덤' 된 울산)

지난 2009년 개관한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8번째로 돌고래가 죽자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등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살아있는 돌고래들을 수입해 들여와 쇼를 시켜온 것은 과거 정책결정자들의 잘못된 결정 때문임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시민단체들이 지난 9월 중순 울산 남구청장을 검찰에 고발해 5일 첫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환경단체들, 거제씨월드 대표도 창원지검에 고발

고발 주체는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 등 3개 시민단체. 이 단체들은 그동안 고래류의 수족관 감금과 전시 공연 및 체험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이들은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관리책임자인 울산광역시 남구청장과 울산광역시장을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형법상 직무유기 혐의로 울산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이들은 같은날 주식회사 거제씨월드와 림치용 대표를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고발장을 접수한 울산지검은 이 사건을 울산남부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남부경찰서는 10월 5일 오후 1시 30분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를 출석토록 해 고발인 조사를 벌였다. 

핫핑크 돌핀스는 고발인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고 "울산 남구청장은 비좁은 수조에 돌고래들을 가둬놓음으로써 동물원수족관법 제정을 통해 분명히 제공했어야 하는 적절한 사육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7월 22일 숨진 돌고래)고아롱의 경우 동물해방물결이 진행한 현장조사에서 이미 2019년 4월과 10월 빙글빙글 수조를 반복해서 돌거나 무기력하게 수면 위에 떠있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의한 정형행동이 관찰되는 등 정신적 장애가 뚜렷하게 목격되었다"면서 "그럼에도 적절한 수의학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동물원수족관법은 보유 동물에 대해 전시 등의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정신적 피해 역시 상해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면서 "울산 남구청장이 전시를 목적으로 돌고래를 감금함으로 인해 유발된 정형행동은 정신적 장애의 일종으로 상해에 해당함이 명백해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책임자들과 거제씨월드의 고발을 통해 한국에서도 고래류의 수족관 번식과 신규 도입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길 촉구한다"면서 "시설 내 감금된 고래들을 위해 야생 방류 또는 바다쉼터 마련 등의 조치가 마련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핫핑크돌핀스는 이번 고발을 공동으로 진행한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을 비롯해 고발 대리인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오는 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돌고래 폐사 및 동물학대 시설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