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해직 공무원과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27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고문을 중단하고 부당하게 해고된 공무원의 원상회복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난 2004년 11월 전국의 공무원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을 위한 총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이 파업에 참가한 전국의 많은 공무원들이 징계를 당했고, 특히 이중 울산의 공무원들이 2500여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징계를 받았다. 그 중 13명의 공무원이 해직돼 16년이 지난 여태껏 복직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당시 파업에 불참한 일부 공무원은 진급하고, 퇴직 후 '공직개혁에 앞장섰다'는 기치를 걸고 지방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여당 공천을 신청하자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를 두고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노조 설립에 앞장 선 공무원들은 긴 시간동안 해직의 고통속에 있다, 아직까지 해직 생활을 하는 전국의 동지들을 배신한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관련기사 : 하루 연가 냈는데 16년간 해직된 공무원을 아시나요)

이들 해직 공무원들은 지난 7월 30일부터 전국을 돌며 '원직복직 쟁취 전국대장정'을 벌여왔고, 이 대장정이 27일 마무리됐다.

16년째 해직된 상태로 복직 투쟁을 벌이면서 대장정에 참여한 이들 울산 해직공무원들이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고문을 중단하고 부당하게 해고된 공무원의 원상회복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희망고문이란, 문재인 대통령이 8년전 "공무원노조 해고자 복직과 사면복권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공무원노조 해직자 중 이미 여섯명이 사망했고 43명은 정년이 지나"

해직 공무원들은 "노동자로서 천부인권인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다 해직된 기간이 (2002년 해고자로 계산하면) 18년"이라면서 "136명의 해직자 중 이미 여섯명이 사망했고 43명은 정년이 지났다.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이처럼 장기간 해직으로 고통받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달 간 전국 주요도시를 걸으며 수많은 국민과 조합원을 만났고 원직복직을 외쳤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당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만 20차례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더위와 장마에서도 고난의 대장정을 완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원직복직을 향한 해고자와 그 가족의 간절한 염원과 '해고자를 반드시 현장으로 돌려보내겠다'는 14만 조합원의 굳은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국회에서 꾸준히 원직복직특별법이 논의되어 왔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자 시절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 해고자 복직문제도 전향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당선 후 더불어민주당도 '불행한 일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출범 이후 3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막연히 희망고문이 되어 해고자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은 '해고자 원직복직특별법 제정을 위한 당정청 노 협의체를 즉각 구성해 약속을 지킬 것', '더불어민주당이 올해안에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가 민주노조 활동과 국정원 정치공작으로 희생된 모든 공무원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를 원상회복할 것"을 아울러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