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2월 17일 오전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정규직화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가 지난 4월 22일 현대자동차에 생산, 식당, 보안에 근무하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2020년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장 기본협약 체결을 위한 1차 단체교섭' 요청했지만 현대차 회사측이 이를 거부했다.
 
현대자동차는 금속노조 요청 이틀 뒤인 4월 24일 "생산, 식당, 보안 등에 근무하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사용자는 하청사이므로 관계 법령에 의해 단체교섭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다.

이에 금속노가 현대차 회사측의 거부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원청사가 하청 노동자 노동조건과 노동조합 활동에 실질적인 지배력 행사"

금속노조는 7일 "현대차는 하청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들과 형식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지 않을 뿐,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노동조합 활동 등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원청회사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형식적 근로계약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모순된 구조가 지속되어 왔다"면서 "단지 근로계약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가 밝힌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사용자는 하청사이므로 단체교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에 대해 "형식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면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결"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이며, ILO(국제노동기구)권고 내용"이라면서 "2010년 대법원은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원청회사가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상기했다.

이와 함께 "2019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노동인권 침해사례가 심각하다'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원청회사가 사용자로서 교섭의무를 져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또한, ILO에서도 2007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원청회사가 교섭의무를 지는 것이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에 다시한번 "생산, 식당, 보안 업무 종사 노동자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장 기본협약' 체결을 위해 교섭하자"며 제2차 단체교섭을 요청했다.

금속노조는 이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8일 오후 2시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자동차가 진짜 사용자다. 사용자 책임을 지고 교섭에 나와라'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제41민사부, 재판장 정도영)은 2019년 8월 2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용 자동차 탁송‧치장 업무를 수행한 하청노동자를 두고 "사내하청 근로자와 원청인 현대자동차가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자동차 야적장에 운송하는 업무도 파견근로" 최초 법원판결 나와)

이어 2019년 12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제48민사부, 재판장 최형표)은 현대자동차 남양주연구소에서 내구(오래견디는)주행시험 차량을 운전하는 하청업체 소속 드라이버 노동자들도 정규직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