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학법‥" 온통 짜증나는 소식들 뿐이다. 사람들의 표정도 굳어간다.
하지만 쳐다보기만 해도 미소가 저절로 나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인, 수능시험에 시달리는 고3생들 등 이어지는 긴장 탓에 굳어지기 쉬운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는 사람들, 바로 친절서비스 전문강사(C.S.I)들이다.

전국에 약 3천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센터나 교육원을 차려놓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1인기업으로 하는 나홀로 강사, 즉 프리랜서다.
C.S.I는 Customer Satisfaction Instructor의 약자로 고객 만족 강사를 뜻한다.

▲ 최현정

12월 10일 대전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C.S.I 강의경연대회에서 전국의 전문 강사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한 최현정씨(35·울산·미소디자인연구소장)는 4년전만 해도 그저 평범한 주부에 불과했다.

이 대회는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매니아(http://cafe.daum.net/smmer)가 주관하고 대전우체국이 후원해 전국 시·도에서 전문강사 180여명이 참여, 선발된 9명의 강사가 대전우체국 대강강에서 미소 대결을 펼쳤다.

평범한 주부에서 최고의 친절서비스 강사로 거듭난 최현정씨. 티없이 맑고 커다란 눈망울에다 입가에 묻어나는 자연스런 미소는 보기만 해도 친절이 그대로 전달될 것 같다.

아줌마에서 전문강사로

대학 졸업후 결혼을 하고, 맞벌이로 피아노 강사를 하고, 애를 낳고‥. 임신을 하고 입덧이 심해지면서 일을 그만두고 아줌마의 길로 들어섰다는 최현정씨. 10년전의 일이다.

그녀는 아이가 크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아줌마로 평생을 산다는 것이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내면은 물론 얼굴에 묻어 있는 자신만의 소중한 자질에 대한 자아의식의 발로이기도 했다.

그러던 2002년, 이웃에 사는 한 여성의 활동이 못내 부러웠던 그녀는 이 여성의 손길에 이끌려 한 여성단체에 가입한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울산지부다. 지방의회 활동을 모니터링 하는 등 의회활동과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권장하는 단체다.

▲ 친절서비스 강사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최현정씨

최현정씨는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울산지부 김미연 부회장님과의 인연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후 여성유권자연맹 정치대학 강의를 듣고 의정모니터 교육과 리더십교육 등 다양한 교육를 받으면서 여성들이 깨어야 한다는것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1년간 교육을 받고 2003년 유권자연맹 정치대학 사회교육 팀장이 된 그녀는 이후 고객만족 이미지강사과정, 스티븐코비 7가지습관, 파워리더십, 감성리더십 등 다양한 교육를 수료하면서 친절서비스 강사활동를 시작하게 됐다.

그녀는 울산 미용업CEO 전임강사, 신라CC 직원교육, 공무원 직원교육, 고3학년 이미지강의, 울산대학교 상경대학 신입생 이미지교육, 울산지역 57개 동사무소 전국체전 친절교육, 버스조합 친절교육 등으로 친절강사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했다.

그녀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저 미소 이뻐요?"라고 질문한다. 이때 "네!~ "하는 교육생들의 소리가 강의실에 울려퍼진다. 그녀는 "'네'하는 소리가 너무커서 미안하면서도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강의 시작할 때 무표정한 모습의 교육생들 얼굴에 점점 미소가 생겨나는걸 보면 보람을 느껴요"라는 그녀는 "누구나 처음 마음 열기란 힘들겠죠. 시간이 흘러가면서 제 강의에 열정적으로 따라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집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런게 보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녀는 온라인, 오프라인 모임를 통해 강사 스스로의 역량를 개발하는 모임을 전국의 강사들과 하고있다.

이번 대전에서 열린 강사경연대회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정보교류를 하던 대한민국 전국강사모임인 서비스매니아 주관으로 강사 개개인의 역량을 평가받는 자리였다.

하지만 유명 강사가 되기까지 왜 어려움이 없었을까. 이 어려움들을 헤쳐나가는 데는 친정아버지와 언니의 힘이 컸다고.

칠순이신 친정 아버지는 그녀가 서울,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의 교육기관를 통해 역량개발을 할 수 있도록 교육비는 물론 교통비까지 지원해 주셨단다. 뿐만아니라 그녀가 강의 하는 곳마다 와서 사진,비디오 촬영에 신문스크랩까지 해가며 그녀를 지원했다.

"쌍둥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을 정도로 닮은 언니도 적극적인 후원자. 언니는 강의 때마다 노트북, 빔프로젝터 등을 설치해주고 조언하면서 늘 용기를 주며 함께 했다고 한다.

최현정씨는 "소중한 우리 가족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밝은 표정을 지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녀는 이를 두고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하지요"라며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