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통과된 사립학교법을 두고 전국의 사학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사학법인들도 15일 울산경의고에서 총회를 갖고 신입생 배정 거부를 결의하는 등 파행이 일고 있다.

▲ 전교조 소속 울산지역 사립교 교사들이 26일 오전 제일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입생 배정 거부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울산지부와 사립 교사들은 26일 오전 11시 울산지역 사학의 하나인 제일고교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지역의 사학법인들은 2006학년도 신입생 배정 거부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사립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서명을 받아 이시간 현재 사립교사 300여명이 서명했다.

울산지부 소속 사립교사들은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을 더 이상 정쟁에 이용하지 말고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즉각 국회로 등원하라"고 촉구하고 "우리는 2006학년도 신입생을 받아 그들을 위한 좋은 교육에 헌신한다"고 결의했다.

사학, 파행 결의

울산지역 사학은 이에 앞선 지난 15일 모임을 갖고 "사학법 개정안은 사학을 말살하려는 시도로 판단된다"며 지역 11개 법인에서 13곳의 2006학년도 후기 일반계고교 신입생과 4개 중학교 신입생 등 4900여명의 배정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처럼 울산지역 전체 고등학교의 31%를 차지하는 사립고에서 2006학년도 신입생을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교육이 파행으로 흐를 우려가 제기되자 전교조와 사립교사들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비난하고 나선 것.

전교조는 이날 “우리는 2006학년도 신입생을 가르치고 싶다”고 호소했다.

전교조 울산지부 조용식 정책실장은 "12월 9일 국회를 통과한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립학교의 교사들은 이와 같은 사학법인들의 신입생 배정 거부 결정에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입생 배정 거부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 학생이나 학부모를 볼모로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기 힘들뿐 아니라 사립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교사들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와 함께 지난 19일 부산역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사학법 투쟁 집회’에 울산 지역 대부분의 사학들이 교장 교감은 물론 교무보조원을 포함한 행정실 직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학교 업무 파행을 불러왔다며 이를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행정실 직원을 정치행사에 동원한 것은 도덕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며 이같은 사립학교의 현실이야말로 왜 사립학교법의 개정이 필요한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는 것이 전교조의 주장이다.

조용식 실장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이 다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동안 부족했던 사립학교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심기일전해 더욱 발전된 사립학교를 만드는데 힘을 모으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2006학년도 신입생 배정 거부 철회를 염원하는 울산 사립 교사 일동'은 "울산지역의 사학법인들이 지금이라도 신입생 배정 거부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2006학년도에도 정상적으로 신입생을 받아 좋은 교육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