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최대 번화가로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층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 연말연시를 맞아 젊음의 거리가 청소년들로 붐비고 있다.

▲ 31억원 예산을 들여 호화롭게 단장한 젊음의 거리. 하지만 청소년 문화공간은 하나도 없다.

이곳은 올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아케이드와 고급 바닥장식을 설치하는 등 새롭게 단장했다.

하지만 정작 청소년 문화시설은 마련하지 않아 젊음의 거리가 업소만의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유흥가 일색이라 놀이문화에 목타는 청소년들을 되레 음주문화에 길들여지도록 한다는 지적이 높다.

청소년단체 관계자는 "많은 예산을 들여 젊음의 거리를 새단장했지만 정작 청소년문화시설은 하나도 만들지 않고 술집만 부각해 유흥가 거리로 전락시켰다"며 "상권살리기도 좋지만 예산의 일부분으로 문화공간을 만들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젊음의 거리엔 술집만

24일 오전 11시 30분. 아케이드와 고급 바닥제를 설치해 휘황찬란한 성남동 젊음의 거리. 번화가로서는 이른 시간이라 거리가 텅빈 가운데 연이어 들어선 수십개의 술집들이 '성탄 대목' 준비에 한창이다. 주고객인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다.

'젊음의 거리'는 지난 수 십 년동안 지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조성돼 왔다. 특히 울산 중구청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월, 이 거리에 31억원의 예산을 들여 아케이드(비가림 및 차광시설)와 바닥 포장공사를 했다.

공사구간은 성남동 아울렛쇼핑물 스타~중부소방서~성남동육갑문~우정삼거리간으로 총연장 542미터에 이른다. 입구인 우정삼거리에는 젊음의 거리라는 큰 간판도 새로 만들어 걸었다.

하지만 저녁부터 이 거리에 쏟아져 들어오는 청소년들은 막상 즐길만한 문화꺼리가 없다. 업소 위주의 공사와 시책을 펼치다 보니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울산청소년지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를 포함해 해마다 이 곳에서 음주를 한 청소년과, 청소년에게 술을 판 업소의 적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성탄절부터 연말연시 사이 가장 적발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청은 최근 "연말연시 청소년 유흥업소 출입을 일제 단속한다"고 밝혔다. 청소년을 유혹하는 장치를 해 놓고 출입하면 단속한다는 식이다.

이 때문에 울산YWCA 등 시민단체와 청소년단체들은 청소년 문화공간을 이 거리에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하지만 많은 예산을 들인 것이 결국 업소들의 영업활성화를 위한 것일 뿐 이라는 지적이 높다.

지난 2월 준공식때는 지역 기관장과 의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었지만 청소년문화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준공식날 댄스페스티벌과 풍물패놀이, 초청가수 공연, 노래자랑 등 문화공연을 펼쳤지만 일회성 행사에 그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