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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현대중 노조에 본때보여라"고 충고하는 보수·경제지[진단] 시민사회는 '손배소 위험' 지적하는데 '가압류·손배' 각오하라?
박석철 | 승인2019.07.26 15:21
지역 시민사회와 노동계,진보정당 등이 24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회사측의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보수언론은 법원이 노조에 본때를 보여야 한다고 윽박지른다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과 본사 이전을 결정짓기 위한 지난 5월 31일의 주주총회를 저지하려 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노조)에게 울산지방법원이 잇따라 가혹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울산지법은 지난 22일, 회사측이 노조 간부와 조합원 10여명을 상대로 제기한 재산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노조 예금채권 22억원과 노조 관계자 10여명의 예금채권과 부동산 각 1억원씩 등 모두 32억원 규모다.

이어 23일, 회사측은 우선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주총장 점거와 파업에 따라 92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이중 현재 입증 가능한 30억 원을 우선 청구했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와 진보정당 등은 그동안 전국에서 노사문제로 손배·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들이 극한 상황을 시도했던 사례까지 들며 "손배가압류는 노동3권을 저해하는 악법으로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까지 파괴하고 있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관련기사 : "노조에 92억 손배 청구한다는 현대중공업, 노동탄압 중단해야")

하지만 법원이 32억원 손배 가압류 결정을 내린 다음날, 회사측이 30억원의 손배금을 법원에 청구한 날 보수신문과 경제신문은 사설까지 동원해 "노조는 불법을 저질렀음으로 가압류·손배를 각오해야 하며, 법원이 노조에 본때를 보여라"고 윽박질렀다.

이같은 보수언론의 대기업 편들기에 지역의 시민사회가 "언론의 공정보도 기본도 망각하고 있다"며 이같은 언론보도에 경고장을 냈다.

시민사회 "보수언론, 시대착오적인 노조혐오, 노조탄압을 부추기고 있다"

시민사회와 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하청노동자 임금체불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는 지난 24일 "92억 손배가압류 등 노동탄압을 당장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대책위는 특히 보수언론의 노동자 죽이기를 질타했다.
 
시민사회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경제지 등이 재벌을 비호하는 보수수구언론이다"라며 해당보도 내용을 공개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기회에 노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끝까지 묻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물질적 배상을 받아내는 관행을 제대로 정착시켜야 한다. 불법을 저지르면 노조도, 노조 간부도 망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 (7월 23일 조선일보 사설)

"불법 저지른 노조, 가압류·손배 각오해야... 법원, 현대重 노조에 본때 흐지부지 끝나는 일 없길..." (7월 23일 파이낸셜뉴스 사설)


시민사회는 "언론의 공정보도 기본도 망각한 채, 대착오적인 노조혐오, 노조탄압을 부추기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죽음으로 내모는 길에 언론이 앞장서 저주를 퍼붓고 있는 꼴임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보수언론의 관련보도행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강행 과정에서 보수언론들은 지역민들의 민심과는 다른 보도행태를 보이면서 시민사회는 물론 많은 지역구성원의 반발을 불러왔다.

산업수도로 불리는 울산광역시의 최대현안인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과 본사이전은 지역민에게는 예사로운 문제가 이니다. 노조의 반발과 민심의 동요는 함께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유독 보수언론은 마치 '노조는 악'이라는 명제를 각인시키듯이 보도내용의 초점을 노조의 폭력시위 등에 맞추고 있다.

지역에서는 주력기업인 현대중공업의 본사이전을 막으려는 지역민심이 보수진보가 따로 없는 분위기다. 이런 여론에 따라 송철호 울산시장은 5월 29일 수천 명이 모인 '현중 본사 이전 반대 시민궐기대회'에서 삭발까지 하며 본사 이전 중단을 호소했다.

하지만 삭발 다음날 조선일보 1면 톱에는 "울산시장, 현중 사태에 기름 붓다"라는 제목으로 "갈등 중재 역할을 해야 할 송 시장이 오히려 집회 전면에 나서고 있다"며 "송 시장이 민노총이 주도하는 불법시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 <조선>이 직격한 송철호 시장 "울산, 현중 안 보낼 권리 있다")

이처럼 지역민심과 동떨어진 보수언론의 보도행태는 지역언론과도 대비된다. 사실 그동안 일부 지역언론은 친기업 성향이라는 시민사회의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번 현대중공업 본사이전 등의 사안에서는 달랐다. 이런 보도행태는 언론비평매체인 <미디어오늘>의 비평기사에서 잘 나타난다.

<미디어오늘>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기업을 분할하고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려 해 대립이 이어진 가운데 서울 소재 보수언론들은 연일 노조의 폭력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들 언론은 기업분할이 현대중공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면서 노조의 반발은 발목잡기로 묘사했다. 하지만 정작 울산지역 주요 언론사들의 보도 경향은 달랐다"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 사태 다룬 울산 언론, 조중동과 달랐다, 6월 4일자)

격한 논란속에서도 현대중공업 물적분할과 본사이전이 강행됐지만 그 휴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회사측이 조합원들을 해고하고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하면서 노조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지만 보수언론은 "법원이 노조에 본때를 보여라"고 재촉하면서 2차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격이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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