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사립 중·고교 가운데 64.7%가 지난해 학교예산 대비 법인 전입금을 1% 미만만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 울산지역 사학 분담금이 낮은 것에 대해 교육청의 의지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박석철

울산시교육청과 전교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울산지역 17개 사립 중·고교 가운데 2개 학교는 전입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고 9개 학교는 1%도 안되는 부담금만 납부했다.

사립 전입금 비율은 학교전체 예산 중 사립법인의 수익용기본재산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납부하는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대다수 사립학교가 학교운영을 국가예산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 사립학교의 전입금 비율은 1∼2%인 학교가 1개교, 5∼6% 2개교, 7∼8% 1개교, 10∼11% 1개교 10∼15% 1개교 등이다.

대다수 사립학교 교사의 월급은 물론 의료보험 등 복지부분까지 전액 교육청 예산으로 충당해줘 전체 교육의 질 향상을 저해하는 요인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 때문에 시 교육청이 사학 분담금을 받으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이와 관련 9일 성명을 내고 "재단 전입금조차 한 푼 안 내는 사학재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며 "사학은 건학 이념과 자율성을 내세우지만 과연 그들이 그것을 주장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우선 따져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조용식 정책실장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공납금을 받고, 교육청으로부터 각종 지원은 물론 교사를 포함한 직원들의 급료 일체를 받는 재단이 기본적인 부담금까지 내지 않으면서 자율성을 얘기하는 것은 민망한 일"이라고 밝혔다.

조 정책실장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에는 학교 예결산을 공개하는 등의 지극히 상식적인 장치 마련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누락됐다"고 성토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사립학교의 전임금은 현재로써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법인이 수익을 높여 부담금을 많이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설립을 인가한 후 지금 와서 전입금을 출연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며 공립과 사립이 평준화된 상태에서 전입금을 내지 않는 학교에 제재를 가하면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므로 부득불 예산으로 부족금을 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 사학법 통과 논평

한편 전교조 울산지부는 9일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논평을 내고 "사립학교법의 국회 통과는 비록 당초의 개정 취지와 개혁성이 상당 부분 퇴색되기는 했지만, 지난 15년간의 법 개정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향후 사학 민주화의 단초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역사적 '진전'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또 "미흡한 사립학교법 개정 하나로, 사학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부패구조와 비리사슬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으며, 법 개정을 계기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다"며 '사학재단은 학생과 학부모 국민들에 대한 학교 폐쇄 협박을 중단하고 건전하고 투명한 사학 운영에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