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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벌써 선거 준비 중? 빚 3억 남은 선배의 '돌직구'벌써부터 총선 대비 움직임...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 "아직도 빚 갚아, 의욕만으론 안 돼"
박석철 | 승인2019.05.17 15:01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이 혼자 거주하는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정문 앞에 있는 쪽방.선거전에 나서 3억원을 날린 그는 지금도 빚이 남았다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11개월 남겨 두고 벌써부터 선거판이 뜨겁다.

울산광역시의 경우,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20여 년 만인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이 양분하던 지방 정부 선출직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때문에 2020년 국회의원 선거전이 뜨거울 것이라는 얘기가 일찌감치 나왔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를 설욕하려는 자유한국당과, 제1야당이던 옛 영화를 되찾으려는 민중당, 이번 총선에서 기염을 토하려는 정의당, 그리고 무엇보다 지방선거 승리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려는 더불어민주당이 벌써 선거 전략을 짜는 모양새다.

예를 들어, 최근엔 각 정당들이 사회적 이슈에 편승한 조직 짜기에 몰두하고 있다. 'OO위원회'가 그것이다.

지난 16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각계인사가 참석해 발족한 수소산업진흥원 울산 범시민유치위를 두고도 지역 정가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최대 이슈로 부상한 수소 산업에 편승한 것이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일부 사람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한) 측면도 있다"라는 지적이다.

최근 화재가 발생해 지역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최근 발족한 울주군유치위원회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그동안 '이전이냐 재건축이냐'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고, 아직 어느 쪽으로도 결정 나지 않았다. 이를 결정할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는 내년 2월에야 나온다.

한편, 지역언론에서는 자천타전 여러 총선 후보들을 거론하면서 선거전 열기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거 열풍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전에 뛰어들었다가 많은 것을 잃은 정치 선배들도 조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불과 수년 전, 선거전에 뛰어 들었다 전 재산을 잃고 가족과 떨어진 채 삭월셋방에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이다.

선거 일주일 전까지 든 비용 5억 "아직도 빚이..."

기자와 만난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은 자신의 선거 경험담을 기꺼이 후배들에게 전했다.

충청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을 떨치고자 중학교도 졸업 못한 채 고향을 떠나온 이상범 전 구청장은 우여곡절 끝에 현대자동차 생산직으로 취업해 자수성가 했다. 뒤늦게 정치와 노동을 공부하면서 현대차노조위원장과 울산 북구청장까지 역임하고 지난 2017년 말 현대자동차를 정년퇴직했다.

보수언론 등이 '귀족노조'로 부를 정도로 '장시간노동 고임금'을 받으며 38년을 근속한 그지만, 현재는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정문 앞 상가 건물 3층에 있는 3m×4m 크기 쪽방에서 가족과 떨어진 채 혼자 살아간다. 아직 은행 빚이 남아, 더 갚아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의욕만 앞서 선거판에 뛰어 들었다가 정치 환경에 말려 중도 사퇴한 것이 지금 상황을 초래한 결정적 배경이라고 본다. 이 전 북구청장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때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바 있다.

당시 진보정당에서 제1야당이던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한 그는 투표일을 5일 남겨 두기까지 선거 비용으로 5억여 원을 썼다. 법적 한도인 6억여 원에서 1억 원가량 못미치는 금액이다.

이상범 전 구청장은 "중앙당의 지원금 2억 원 외에는 선거 비용을 지원해주는 곳이 없었다. 퇴직금과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빚을 내 선거 비용을 감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함께 출마한 정의당 조승수 후보와 이상범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새누리당 후보에 승리하려면 단일화가 필수라는 주문이었다. 

민주노총 등 일각의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 두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도를 통해 울산시장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한국갤럽, 서울마케팅리서치 두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선거 일주일 전인 5월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여론조사 경선을 벌였다. 결과는 정의당 조승수 후보의 승리로 나왔다.

이상범 전 구청장은 "3억 원의 빚만 덩그러니 남았는데 단일화를 종용하던 정치인이나 주변에서는 아무도 그 돈에 대한 말이 없었다. 가족과 살던 집을 팔고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면서 빚을 갚을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은행은 선거가 끝나고 3년 동안 월급날이면 이상범 전 구청장 급여 통장에서 1백만 원만 남겨둔 채 나머지 돈을 원천 공제해 갔다. 선거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면서 아내는 외딴섬 지인의 집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부부는 지금도 기러기 신세다.

이 전 구청장은 "결국 모든 것은 본인의 책임으로 귀속되지만 그 과정을 돌이켜보면 억울한 점도 많다"면서 "내년 총선을 두고 벌써부터 의욕을 불태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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