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노조 울산지부가 8월 16일 오전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탁초등돌봄교실 강사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 촉구는 한달 만에 이행됐다. 하지만 학교운동부 지도자 등 문제로 1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울산지부(아래 학교비정규직)가 1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울산지역 학교비정규직은 모두 2200여 명이며 이중 급식실 종사자가 1500∼1600명이다. 따라서 총파업에 따라 각 학교의 급식에 차질이 우려된다.

학교비정규직에 따르면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 규모로 볼 때 급식 차질이 예상되는 초중고교는 전체 240여개 학교 중 50∼60곳으로 전체 학교의 20% 가량이다.

이에 노옥희 울산교육감이 18일 학교비정규직노조에 파업 철회를 호소하고 나섰고, 울산시교육청도 마지막까지 대화를 한다는 입장이다.

울산학교비정규직노조 왜 파업에 나섰나?

이번 학교비정규직 파업은 울산시교육청과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본교섭 3회, 실무교섭 11회 등 단체교섭에서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현재 학교비정규직측은 학교운동부 지도자와 초등스포츠강사 정규직화 고용 안정, 급식실 노동자들의 고강도·고위험 근무환경 개선, 유치원 방과후강사의 열악한 기본급 체계 개선 등 직종별 요구 수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울산교육청은 예산 규모 등 현실적으로 모든 요구를 수용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18일, 학교비정규직과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파업에 대비해 부서별 담당자를 지정하고 행정국장을 실장으로 하는 종합상황실을 상황 종료 시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학교 급식 중단이 발생할 경우, 노동관계법상 위탁급식이 불가능하므로 가정통신문을 통해 도시락 지참을 안내하고 도시락 미지참 학생을 위해서는 빵·우유·도시락을 구매해서 공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울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진보성향으로 당선된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지방선거 당선 후 자신의 공약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직접고용) 공약들을 속속 실행하고 있지만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연말을 앞두고 전격 총파업을 선언하자 곤혹스런 모습이다. (관련기사 : 울산 초등돌봄전담사도 정규직... 노옥희 교육감 '속전속결')

노옥희 교육감은 18일 호소문을 내고 파업 철회를 호소했다. 노 교육감은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으로 당장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놓지는 못하더라도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짊어지고 있는 교육주체로서 여러분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겠다"면서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함께 상생하는 차별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노옥희 교육감은 지난 지방선거 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 이 자리에서 내일 파업에 나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이 존중받는 '차별없는 학교'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면서 "학교비정규직의 교육감 직접 고용을 통한 고용안정, 처우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 노동조합의 권리보장, 대화와 소통을 통한 민주적 노사관계를 약속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그동안 이러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학교경비원과 청소원 등 학교 비정규직 7개 직종 65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초등·특수학교에 근무하는 운동부 지도자와 스포츠강사 처우 개선의 하나로 기타 약정휴가와 휴일 운영을 교육공무직과 똑같이 적용하기로 하는 등 학교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노옥희 교육감은 또 "비정규직 관련 비리와 노동인권 침해를 근절하기 위한 갑질 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짧은 기간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모두 채우지 못한 것은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지난달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간 지루하게 이어져오던 임금협상에서 상여금, 근속수당, 유효기간 등 핵심 쟁점이 극적으로 타결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남아 있는 직종별 개별교섭에서 서로 간 입장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파업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로, 그 어떤 형태로든 파업불참을 강요하는 등 불법·부당하게 파업에 개입하거나 파업과 관련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다만, 파업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불편을 한번만 더 돌아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노옥희 교육감은 마지막으로 "대화와 협상이 한쪽이 모든 것을 가지는 제로썸 게임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해답을 찾아 나가는 윈윈게임이 되기를 바란다"며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으로 당장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놓지는 못하더라도 여러분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차별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