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공공기관이 추천한 울산혁신도시 입지선정위원장이 울산시가 출연한 연구기관의 원장인 것으로 드러나 선정 과정의 공정성 여부를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울산으로의 이전기관 중 하나로 용인에 본사를 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추천한 임육기 입지선정위원장은 울산시와 산자부가 공동 출연해 정밀화학 등을 연구하는 <울산테크노파크> 원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 1일 울산혁신도시 예정지로 선정된 우정지구

특히 현재 울산시 북구에 있는 울산테크노파크는 2007년까지 혁신도시 예정지로 선정된 우정지구의 인근에 조성 중인 정밀화학산업혁신단지로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임 위원장이 우정지구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물론 용인에 본사가 있는 에너지연구원이 왜 울산시 산하 연구기관 원장을 선정위원으로 추천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2007년 우정지구 근처로 이전 예정이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울산시 관계자는 "테크노파크 원장직과 입지선정위원장직은 전혀 상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전기관 노조 등...객관성 결여 지적

임 위원장의 객관성 결여 의혹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지난 10월 27일 열린 2차 선정위원회 회의에서 이전기관 추천 선정위원들이 절차상의 문제ㆍ사실왜곡의 문제를 들어 전부 퇴장했지만 임 위원장은 울산시 추천위원들과 함께 남아서 채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울산혁신도시 예정지로 선정된 우정지구옆 길촌. 땅값이 오를대로 올랐다.

이를 두고 이전대상 공공기관 노조(이하 이전기관 노조)가 "임 위원장이 이전기관보다 울산시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예"라고 밝혔다.

이전기관 노조는 "(1일)채점 결과 우정지구가 얻은 점수는 1,386점이고 역세권은 1,216점으로 이는 울산시 추천 선정위원들의 집단적 점수 몰아주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선정위원별 채점 점수 등 일체의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던 울산시는 이같은 1위와 2위의 점수를 비공식 확인했다. 입지선정위원은 울산시가 추천한 10명과 이전기관에서 추천한 10명 등 20명으로 구성됐다.

임 위원장이 울산시의 입장을 옹호해 결과적으로 채점 결과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전기관 노조의 주장이다.

지난 10월말 선정위원에게 제공된 역세권 지역 가용면적에 대한 축소의혹이 일자 임 위원장은 11월 2일 기자회견를 갖고 "역세권의 가용면적이 줄어든 것은 농업지역과 문화재 지역을 제외하라는 건교부의 지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건교부가 이런 지침을 내린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입지선정 비판 목소리 이어져

열린우리당 울산시당은 2일 성명을 내고 "논쟁과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평가점수 공개가 없었던 것이 오히려 오해와 의혹만 부풀리게 만들었다"며 "특정입지에 대한 채점점수가 시장추천과 공공기관추천 선정위원회간 너무 달랐다는 후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전기관 노조는 3일 "우리는 이번 울산시의 혁신도시 입지선정이 정당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한 것임을 확인할 때까지 이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전기관노조 대표자협의회는 이번 입지선정과정을 감사원에 감사청구하고 건설교통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기관 노조대표자회의는 또 "지난 11월 25일 울산시청에 공문을 보내 자료왜곡을 지적하고 보완을 요청한 바 있지만 선정위원회 회의 당일 아침 복사지 3장만 배포되었을 뿐 평가 자료에서 왜곡된 부분은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이번 입지 선정은 왜곡된 자료로 후보지를 선정한 만큼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 대표자 회의는 각 이전기관 노조의 위원장으로 구성됐으며 한국석유공사 안재숙 위원장, 한국산업안전공단 한정애 위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인상 위원장, 근로복지공단 명록이 위원장, 에너지관리공단 김성수 위원장, 에너지경제연구원 임기추 위원장, 한국동서발전(주) 윤유식 위원장, 산재의료관리원 박정일 위원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