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의원(민중당, 울산 동구)이 17일 오후 1시5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대책 법안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 김종훈 의원실

정부가 집값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등 집값을 안정시킬 다양한 수단을 법적으로 강구할 수 있는 금융통화위원장인 이주열 한국은행총재의 집값이 올해 들어서만 9개월 사이에 4억 3천만 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동철 위원의 집값 5억 5천만 원을 비롯해 임지원, 신인석, 고승범 위원이 각 2억 원대 이상 오르는 등 금융통화위원들의 집값도 올해 들어서만 평균 3억 5천 6백만 원이 올랐다. 특이하게도 금리인상 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만 집값이 상대적으로 적은 4000만 원 오르는데 그쳤다. 서울 강남이나 반포, 용산 등 주로 부촌에 거주하는 금융통화위원들 집값이 크게 오른 결과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울산 동구)이 대한민국 전자관보를 바탕으로 금융통화위원들의 집값 상승액(KB 국민은행 일반 평균가 기준)을 조사한 결과다.

김종훈 의원은 "지난해 정부가 집값 안정 8.2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올해 들어 9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집값이 평균 3억 5천 6백만 원이 올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면서 "연봉 2400만 원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5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돈"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노동자, 농민, 서민 처지에서는 '이게 나라냐'를 외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럼에도 금융통화위원들은 고용지표이니, 거시지표니 하는 것들을 들먹이면서 집값 안정에 나설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은행법 제28조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집값을 안정시킬 다양한 수단을 정해두고 있는데도 금통위원들은 이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김종훈 의원은 "9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집값이 3억 5천 6백만 원이 오른 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현실"이라면서 "금통위가 집값 안정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종훈 의원은 "금통위 구성이 은행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추천 인사는 들어가 있는데 비해 노동자, 농민, 소상공인을 대변할 인사는 들어가 있지 않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금통위의 민주적인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 금통위원 대부분 부촌에 주택 소유, 금리 인상 가능할까?)

이날 김종훈 의원은 이번 한국은행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들의 집값 상승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냈다. 금리인상을 주저하는 위원들의 집값 상승이 우연인지, 금통위원들이 왜 집값 안정에 그렇게 소극적인지를 국민들이 묻고 있고 그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