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희망퇴직구조조정저지 울산시민대책위가 4월 26일 오후 2시 고용노동부 울산고용지청 앞에서 현대중공업 강환구 대표이사 등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희망퇴직구조조정저지 울산시민대책위가 현대중공업 강환구 대표이사에 대해 정부기금 5억원 받아 불법적인 희망퇴직 강요 직무교육에 사용한 혐의로 고발했다.

시민대책위는 4월 26일 오후 2시 고용노동부 울산고용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강환구, 전무이사 노진율, 상무이사 최헌, 상무이사 김규덕, 상무이사 조용수를 고용노동부 울산고용지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인사담당 임원들은 고용안정기금을 신청함에 있어 희망퇴직강요를 위한 수단으로 부당노동행위라는 실체를 숨긴 채, 직업능력개발교육을 실시한다는 거짓말로 기금을 지원받았다"면서 "이는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62조 3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90조에 의해 엄중히 처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대책위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금의 본래 목적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고용안정과 직업능력개발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기금을 그와는 정반대의 정리해고 부당노동행위에 활용한 것"이라면서 "현대중공업 사측의 비열하고 부도덕한 고용안정기금 불법 수급에 분노하며 엄중 처벌 일벌백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고용보험법 제80조 1호는 고용안정기금의 용도가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위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20조 제1항은 근로자 직업능력개발훈련을 하는 사업주에게 고용노동부장관이 그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현대중공업 직무 교육의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대상자가 생산직임에도 불구하고 물리학, 회계를 가르치고, 2주마다 시험을 보도록 하여 교육대상자가 시험에 통과해야만 임금이 깎이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이 모든 교육은 회사에서 1시간 반을 가야 나오는 경주 산내 산속 임시 교육장에서 진행돼 조리 시설과 식당도 없어 밥을 비닐에 받아 바닥에서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대중공업 내에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는 유배교육’이라는 이름처럼, 교육대상자들에게 교육이 아니라 인간적 모욕감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현대중공업이 겉으로는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라고 강변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희망퇴직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이며, 노조 활동 탄압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이 배우는 '생산기술 직무교육'라는 교재에는 생산직 교육대상자와 전혀 업무 관련이 없는 물리학, 재무상태표 읽는 법, 재무비율 분석하는 법 등이 나오는데 하루에 100장이 넘는 PPT 자료를 배우고, 2주에 한번씩 시험을 봐야 하며 시험에서 떨어지면 강제휴업을 한 뒤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면서 "직무능력 향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면서 교육대상자를 괴롭히기 위한 내용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는 인권유린 재벌 갑질의 전형"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더 문제인 것은 교육대상자 중 파업 참가자 비율은 90%에 육박한다는 사실로 교육 기간에는 수당이 나오지 않고, 휴업 기간에는 임금의 70%만 지급되어 교육대상자들이 받는 불이익이 매우 중대한 상황"이라면서 "직무교육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이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노동자는 200명이 넘고 위축된 교육대상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들은 "직무교육의 대상자 선정과 직무교육의 내용, 사후조치 과정을 보면 누가 봐도 희망퇴직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이며, 파업에 참여하였던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부당노동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고용노동부 울산고용지청은 현대중공업이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교육대상자들에 대한 면담과 조사를 진행해 부당노동행위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