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혜인학교 전공과에 재학 중인 최병진 학생이 실기시험 23번 등 총 30회의 도전 끝에 제과기능사 자격시험에 최종합격했다

울산 울산혜인학교(교장 정정태)는 전공과에 재학 중인 최병진 학생이 실기시험 23번 등 총 30회의 도전 끝에 제과기능사 자격시험에 최종합격했다고 밝혔다.

최군은 지적장애 3급으로 올해 언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울산혜인학교 전공과에 진학했다. 언양고 재학시절 특수학급 선생님의 권유로 제과·제빵 수업에 참여하며 흥미를 갖게 되어 필기시험 7번, 실기시험 23번을 치르고 제과기능사 최종 합격통보를 받아 며칠 전 자격증을 손에 쥐게 됐다.

필기시험에 합격했을 때 까지만 해도 최군의 부모님은 최군이 ‘그저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시험장에 보냈다. 하지만 실기시험에 계속 떨어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감점 원인을 찾고 있는 최군의 모습을 보며 될 때까지 밀어주자는 마음을 먹었다.

제과·제빵은 전문 시설을 갖춘 학원에서 기능을 익혀야 하는 전문 영역이다. 올해 초 최군을 만난 울산혜인학교 김기선 담임선생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수업료 부담에 학원을 그만두고 자격시험만 치고 있는 최군을 위해 울산시내 ‘ㅇ’ 제빵학원을 찾았다. 최군의 사정을 잘 아는 제빵학원 원장이 합격할 때까지 무료수강을 지원하겠다는 대답을 듣고 더욱 힘을 낸 최군은 결국 23번째 실기시험을 마지막으로 제과기능사가 됐다.

최군은 “스물아홉번 째 실기시험에 떨어지고 어디서 감점됐는지 생각해보니, 작업대 청결과 제품의 균일이 부족했던 것 같았다. 서른번째에는 내가 부족한 것만 조금 더 신경을 쓴다는 생각으로 치고 나왔다” 라고 시험 당시를 돌이키며, “제과·제빵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취업해서 저만이 만들 수 있는 빵과 과자를 만들어 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울산혜인학교는 장애학생들의 성취감과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업성적에 따른 우등상 제도를 지양하고, 학생의 장애 특성과 흥미에 따른 활동 상황 및 생활적응능력 향상에 주안점을 둔 다양한 학생 표창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3일 겨울방학식에는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준 최병진군에게 ‘진보상’을 비롯, 총 57명의 학생들에게 효행상, 또래도우미상 등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