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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비어천가' 부른 울산 정치인들, 왜 침묵하나국밥집 현수막 철거할만큼 울산민심 악화됐는데...
박석철 | 승인2016.11.14 15:59
지난 7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간 울산 남구 신정시장 국밥집에 11월 14일 여전히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주인은 철거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1시 40분, 울산 남구 신정시장 국밥골목,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여름휴가 차 울산을 방문해 점심식사를 한 국밥집엔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밥 드신 집'이라는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마침 취재를 마치고 이 식당에서 국밥을 먹고 나오던 <JTBC> 취재진은 "국밥이 무슨 죄가 있겠나, 국밥이 맛은 있네요"라고 말했다. 국밥집 주인은 취재진에게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고려중이다"라고 말했다. 손님은 물론 국밥골목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왜 박 대통령 현수막을 붙이고 있나"고 항의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경기에 보탬이 된다는 취지로 휴가지를 울산으로 택해 태화강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 등을 둘러본 후 남구 신정시장에서 돼지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당시 울산 동구청은 대왕암공원 내에 박 대통령 방문을 기념하는 가로 90㎝, 세로 70㎝, 높이 1m 50㎝ 크기의 안내판 2개를 설치해 홍보해 왔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안내판에 있는 박 대통령 사진이 훼손돼 동구청이 결국 지난 2일 안내판을 철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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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설치된 박근혜 대통령 방문지 안내판의 대통령 얼굴 사진이 훼손돼 있다. 동구청은 지난 2일 안내판을 철거했다
ⓒ 울산제일일보 제공

 

여기다 이제는 대통령이 다녀갔다며 자랑스럽게 홍보하던 국밥집의 기념현수막도 곧 내려질 처지에 놓이면서 불과 3개월 사이에 변한 민심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처럼 시민여론이 무섭게 급변한 와중에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소위 '박비어천가'를 불렀던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시민들에게 그 어떤 사과나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어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울산시의원들 "대통령님 발자취 따라 관광객 인산인해"라 했건만

지난 7월 28일 박 대통령이 울산을 다녀간 후 보름 뒤인 지난 8월 10일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 외 21명의 울산시의원은 전원 명의로 박 대통령에게 서한문을 보냈다. (관련기사 : "대 이은 대통령의 무한한 애정" 울산시의회 낯뜨거운 '박비어천가'

시의원들은 서한문에서 "대통령님 방문 후 열풍이 불기 시작해 십리대밭과 신정시장 등에 대통령님의 발자취를 따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대통령님의 인기와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적었다.

특히 울산시의원들은 "오늘의 울산은 대통령님의 아버님이신 고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해 씨앗을 뿌린 결실이라는 것을 120만 울산시민은 잊지 않고 있다"면서 "대를 이은 대통령님의 무한한 애정과 신뢰에 120만 시민들은 울산경제를 재도약시키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해 시민사회 등으로부터 과장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여기다 더해 새누리당 윤시철 시의회 의장은 "저와 울산광역시의회는 대통령님의 국정 철학과 가치를 다시금 가슴 깊이 새기고, 대한민국의 성장과 번영을 위해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나라 안팎이 무척 혼란스러운 와중에서도 휴가 중 유일하게 울산을 찾아주신 것에 대해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당시는 정부의 노동개혁 강행과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 구조조정이 맞물려 지역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할 때였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대기업 재벌 총수와 박 대통령 면담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노동개혁 정책'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두고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이 화난 민심과는 달리 과장된 대통령 찬가를 부른 것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노동계 등 지역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 서한문을 두고 22명의 시의원 중 유일한 야당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최유경 의원은 "이번 서한문에 대해 내용도 몰랐다"며 집행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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