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주민회가 지난 4월 4일 오후 1시 20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좌관 급여 편취 보도에 대해 후보 본인이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후 불거진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문제로 급여 편취 문제는 자취를 감췄다

2016년 4.13 총선을 7개월가량 앞둔 지난해 9월, 기자의 <오마이뉴스> 쪽지에 한 통의 제보가 왔다. "A 국회의원의 보좌관이 1년 가까이 급여를 받지 않다 스스로 그만뒀다"는 내용이었다. 자발적인 급여 반납형식으로 알려졌지만 당사자가 주위에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상대 후보를 흠집 낼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인지라 몇 단계의 취재를 거치다 결국 기사화를 포기했다. 당사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았지만 "만난다 한들 지인들에게 한 하소연을 취재기자에게 말해 줄 리가 있겠나"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초, 한 언론에 "B 국회의원 전 비서관이 지역구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13개월 동안 매달 120만 원씩을 의원에게 송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같은 '국회의원 비서관 급여 상납' 보도는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의 경우, 당사자가 언론에 직접 인터뷰를 한 것으로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적나라했다.

첫 보도가 나온 후 각 언론에 우후죽순 기사가 쏟아지자 며칠 뒤인 지난해 12월 7일, 결국 해당 의원은 자진해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급을 반납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가 자발적으로 냈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해당 의원은 "월급을 상납받은 것이 사실인지"를 묻는 질문에 "저는 돈을 관리하지 않고 사무국에서 한다"고 했고, 사무국 직원은 "해당 비서관은 6급과 5급의 급여 차액 120만 원을 자진해서 사무국에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의원은 "초선의원으로 정치 경험이 미숙했다는 점도 솔직히 인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미숙이 임금 상납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사태 수습이 미숙한 것인지가 불분명해 '초선도 이럴진대 재선, 3선은 과연 어떠할까'라는 의문이 나오기도 했다.

친인척 채용과 보좌진 임금 편취 문제, 해결될 수 있을까

해당 의원의 기자회견 후 시민단체와 주민단체는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임금착취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가 하면, 해당 의원을 총선 부적격후보로 선정했다. 이 사건 전 공천이 유력하던 그는 결국 당선이 보장되던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다.

공천에 실패한 그가 내뱉은 말에 따라 나온 '재선, 3선은 어떠할까'에 대한 답은 몇 개월 뒤 현실로 나타났다. 총선을 9일 앞둔 지난 4월 4일 <오마이뉴스>에는 "3선 경력의 국회의원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선거를 도운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1억7000만 원가량의 4급 보좌관 급여를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단독기사가 보도됐다. (관련 기사 : 3선 의원 출신 새누리당 후보 보좌관 급여 1억7천만원 빼돌려)

보도 후 파문이 일자 해당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마이뉴스> 보도 행태는 종북좌파세력들이 선거철만 되면 활용했던 선거운동 방식"이라고 주장하며 본인은 한 푼도 상납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무소속 후보에게 큰 표를 몰아주며 해당 후보에게 낙마를 안겼다. 지역 정가에서는 "유권자들이 보좌관 급여 편취를 심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시 2개월 뒤인 6월 21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친인척 보좌관 채용 문제가 불거지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한 보수언론은 친인척인지 여부가 애매한 '정동영 의원 부인의 7촌 조카 보좌진 채용'을 문제 삼는 등 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은 우리 사회 이슈로 등장했다. 결국 서영교 의원 파문으로 시작된 국회의원 친인척 채용과 관련해 현재까지 44명의 친인척이 보좌진에서 면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국회의원 친인척 채용 문제가 큰 논란이다. 또 총선을 전후해 논란을 빚은 국회의원의 보좌관 급여 편취 또는 상납문제에 대해 시민단체와 주민단체가 검찰에 고발까지 했지만, 이후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거나 이 문제가 공론화됐다는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다.

국회의원의 친인척 채용과 보좌진에 대한 월급 편취가 도덕적으로나 국민의 혈세가 바르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기회에 일부 국회의원들이 관행처럼 해온 보좌진에 대한 급여편취가 국회에 어느 정도로 만연돼 있는지 밝혀져 개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